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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가을 꽃자리
작성자 :  장은경 작성일 : 2012-11-20 조회수 : 1822

그 가을 꽃자리

 

장 은 경

 

 

'꽃자리'라는 주제를 받아 들자,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련히 떠오르는 시가 있다.

가수 송창식의 노래로 더 잘 알려진 시!

 

 

푸르른 날-서 정주

 

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

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

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

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

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

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

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!

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!

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

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.

 

 

학창시절 '시'는 내 내면에 잠자고 있는 순수한 감성 세포를 자극하여, 하나 하나 일깨워 주지를 못했다. 그 까닭은 시를 느끼기 이전에 주제, 소재, 갈래, 성격, 1연 이렇고, 2연 저렇고... .... 하다보면, 아름다운 시는 어느새 빨간 볼펜과 파란 볼펜으로 뒤덮이고, 국어 성적 잘 나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려서이다.

 

세월이 흐르고, 어느새 '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'가 새롭게 다가온다.

외워야 되고 문제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, 유유히 흐르는 시간의 강 위에 서서, 다시금 이 시를 음미해 본다.

 

그냥 저기라고 하면 될 것을, 저기도 모자라 저기를 한 번 더 쓰고, 또 저 라고 표현한 시인의 그 가을에 대한 안타깝고 애절함이 느껴진다. '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' 이 부분은 아무리 곱고 아름답고 생생해도, 시간이 지나면 지쳐 다른 모습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기에 이제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긍하게 된다.

 

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날, 하늘을 보며 그리운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면,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. 아름다운 자연을 대할 때면, 누구나 좋은 마음,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. 그런데 그 감정을 그대로 살려 좋은 글로 쓴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수필고을로 자꾸만 향하게 되나 보다.

 

수필고을로 온몸으로 달려갔던 지난 해 가을이 바로 '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'가 아닐까? 숙제글을 받아 들고 일주일 내내 생각하고 고민해서 힘겹게 써 본 글들이 그 가을 왕성했던 '수필에 대한 열정'과 '문학에 대한 그리움'으로 지쳐, ' 아름다운 이상화 문학 기행'에서의 단풍길로 인도했던 '그 가을 꽃자리'로 기억된다.
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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